오스트리아와 한국-교육시스템의 차이

공개일: 2016-06-16 - 저자 권, 세현

나는 수능의 문턱 앞에 서있는 대한민국의 한 고등학생이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7년이라는 시간은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면서 그쪽 학교에 다녔고 거기서는 한국에서 절대 하지 못했을 경험들을 하였다. 그래서 이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교육시스템을 영어교육이라는 예를 들면서 서로 비교해보고 서로 다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한다.

먼저, 오스트리아의 교육시스템을 소개하자면 총 12년동안 학교를 다니게 되며 그 중 초등학교가 4년이고 이후에 8년동안 중고등학교과정을 합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영어수업은 선생님과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활발하며 많은 토론과 발표로 이루어진다. 영문학은 교육과정의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며 학생들은 책을 읽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청중 앞에서 발표하는 능력을 키운다. 또한 “공부는 학교를 위한 것이 아닌 인생을 위한 것이다” 라는 모토에 맞게 수업내용은 무조건적으로 시험범위를 따라가지는 않는다. 영어시험도 사뭇 다르게 진행된다. 영어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영어에세이가 평가의 잣대가 된다.

이제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오스트리아와 마찬가지로 12년이라는 기간을 학교에 다니지만 초등학교가 6년이고 중학교가 3년 그리고 고등학교가 3년이다. 그러나 한국의 교실에서 배우는 영어는 완전히 다르다. 영어라는 언어마저 주입식교육으로 진행되며 효율적인 토론과 대화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업내용의 중심은 늘 다음 중간고사, 기말고사 또는 수능이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다니는 동안 단 한번도 영문학서적이 수업의 일부가 된 적이 없다. 시험유형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거의 모든 시험은 객관식으로 이루어지며 독해문제는 지나치게 변별력만을 강조해서 실생활에 전혀 쓰이지도 않는 복잡한 문제들로 채워진다. 그래서 학생이 지문을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기보다 문제를 거의 읽지도 않고 최대한 빠르게 많은 문제를 푸는 것을 장려한다. 이런 영어교육은 학생의 실용적인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교육방식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걸까? 하나의 큰 요인은 한국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교에 진학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기대 때문일 것이다. 오스트리아와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대학의 선택이 아주 중요하게 생각된다. 대학교들 사이의 사회적인 평판은 엄연히 존재한다. 대학의 명성이나 학생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질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반대로 오스트리아에서는 어느 대학교를 가든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한다. 따라서 심각하게 경쟁적인 교육시스템 안에서 사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부담감은 엄청나다. 이는 안타깝게도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것이 수업이 오로지 시험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12년의 시간 끝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서 노력의 결실을 맺지 못하는 학생들로부터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아직 보완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모든 개개인은 각자의 재능과 능력이 있는데 한국의 학생들에게는 대학진학이 유일한 목표라서 다른 길을 찾을 여유가 없는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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